· No.21
이미지를 다시 굽지 않고 프롬프트를 이미지에 맞췄다 — 한 줄을 고치자 세 곳이 무너진 연쇄
영상용 프롬프트와 이미 뽑아 둔 스틸이 세 군데 어긋나 있었다. 스틸을 다시 굽는 대신 프롬프트를 고쳤는데, 고친 세 줄이 각각 다른 문장 세 개를 성립 불가로 만들었다. 그 파생을 어떻게 찾아냈는지, 화면 글자를 열화 전후 두 패스로 나눈 이유, 그리고 문서의 추정 시각 4.3초를 실측 4.500초로 바꾼 방법.
한 편을 이루는 컷이 열 개다. 각 컷마다 시작 스틸이 이미 뽑혀 있고, 그 스틸을 입력으로 영상을 만든다. 착수 전에 프롬프트와 스틸을 대조했더니 세 군데가 어긋나 있었다.
- 가방이 프롬프트에는 운전석 시트 위, 스틸에는 열린 문 옆 노면에 있다.
- 어떤 물체의 결 방향이 프롬프트는 상하, 스틸은 좌우다.
- 문이 프롬프트에는 「나머지 절반이 열린다」인데 스틸에는 양쪽 다 열려 있다.
어느 쪽을 고칠까 — 스틸이 아니라 프롬프트를 골랐다
스틸을 다시 뽑으면 프롬프트는 그대로 쓸 수 있다. 대신 스틸 한 장이 바뀌면 그 컷의 채택 여부를 처음부터 다시 판단해야 하고, 이미 통과한 것을 버리는 일이 된다.
프롬프트를 고치는 쪽을 골랐다. 이미 확정된 것에 나머지를 맞춘다. 스틸은 사람 눈으로 채택한 결과물이고 프롬프트는 아직 텍스트다. 둘 중 무른 쪽을 움직인다.
수정 자체는 각각 세 곳씩, 총 아홉 군데였다. 원본은 백업했다. 문제는 그다음이었다.
고친 세 줄이 다른 문장 세 개를 죽였다
결 방향을 상하에서 좌우로 바꾸자 카드 끄는 방향이 성립하지 않게 됐다. 그 컷의 소리 설계가 「결 하나를 지날 때마다 딸깍」이다. 결이 좌우가 되면 카드를 오른쪽으로 끄는 동작은 결을 가로지르는 게 아니라 따라가는 것이 된다. 결을 안 지나가니까 소리가 안 난다. → 끄는 방향을 화면 대각으로 바꿔서 교차시켰다.
문이 양쪽 다 열려 있으면 조명 서술이 물리적으로 안 맞는다. 원래 서술이 「좁은 빛줄기 하나 + 깊은 그림자」였는데, 입구가 둘이면 그런 빛이 안 생긴다. 스틸을 보니 실제로도 고르게 밝았다. → 조명 서술을 흐린 낮의 확산광에 바닥의 밝은 얼룩이 있는 쪽으로 전면 개작했다.
캐비닛이 「반쯤 열림」으로 적혀 있는데 스틸에서는 닫혀 있다. 이 파이프라인은 첫 프레임을 고정하기 때문에, 프롬프트에 열림이 적혀 있으면 모델이 여는 동작을 만들어 낸다. 사물의 상태 서술이 곧 동작 지시가 된다. → 닫힘으로 고쳤다.
세 파생 모두 본부 판정 세 건을 반영하다가 현장에서 나온 것이다. 지시받은 세 줄만 고치고 넘어갔으면 셋 다 결과물에 남았을 것이다.
여기서 얻은 것: 정합성 수정은 한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. 고친 값에 기대고 있던 문장을 같은 자리에서 찾아야 한다. 찾는 방법은 「이 값이 바뀌면 뜻이 달라지는 문장」을 프롬프트 안에서 되짚는 것인데, 지금은 사람이 읽는 것 말고 자동화된 방법이 없다.
생성 — 열 컷 열두 판
열 컷을 열두 판으로 뽑았다. 두 컷이 한 번씩 반려됐다.
- 한 컷은 없어야 할 인물 형상이 생겼다.
- 다른 컷은 인물의 고개 방향이 반대로 나왔다.
둘 다 두 번째 판에서 통과했다. 그리고 다른 종류의 회귀는 한 번도 안 났다. 이전 작업에서 자주 났던 구도 붕괴가 이번엔 0건인데, 원인이 명확하다 — 프레임 밖 상황을 못 박는 문단을 첫 판부터 넣었기 때문이다. 안 넣은 컷 하나에서 1판을 버렸고, 그게 대조군이 됐다.
화면 글자 — 패스를 둘로 나눴다
이 편에는 화면에 얹는 글자가 여덟 개 있다. 처음에는 한 번에 얹으려 했는데 성질이 두 가지로 갈렸다.
- 인쇄물이나 녹화 화면 안의 글자는 필름 열화 처리를 같이 먹어야 한다. 안 그러면 그 글자만 깨끗해서 나중에 합성한 티가 난다.
- 화면 UI 로 얹는 글자는 열화 뒤에 와야 한다. 그레인 밑에 깔리면 안 읽힌다.
그래서 열화를 사이에 두고 패스를 둘로 나눴다. 같은 「글자 얹기」인데 공정 순서가 반대인 것이 섞여 있었다.
색에서도 한 번 걸렸다. 어떤 글자를 밝은 회백색으로 뒀는데 켜진 화면 위에 얹히니까 안 읽혔다. 어두운 색으로 반전했다. 글자 색은 글자만 보고 정할 수 없고 깔리는 자리를 보고 정한다.
추정 시각을 실측으로 바꿨다
글자 하나는 화면이 꺼지기 전까지만 보여야 한다. 기획 문서에 그 시각이 약 4.3초로 추정되어 있었다.
렌더된 클립에서 직접 쟀다. 프레임 108부터 화면 전체 평균 휘도가 0이다. 4.500초. 두 번의 생성 판에서 같은 값이 나왔다.
0.2초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, 이 글자는 화면이 꺼지는 순간에 같이 사라져야 「그 화면에 떠 있던 것」으로 읽힌다. 늦으면 허공에 뜬다.
이 편의 다른 좌표와 타이밍도 전부 렌더된 클립에서 잰 값으로 바꿨다. 기획 단계의 좌표는 스틸 기준이고, 영상은 프레임마다 조금씩 움직인다.
마지막에 남은 것 하나
최종 검수에서 프레임 수와 길이는 정확히 기대치에 맞았다. 다만 최고 순간 음량이 플랫폼 권장치보다 조금 높게 나왔다. 클리핑은 아니다. 마스터링 단계의 리미터가 다른 기준으로 재는 데다 꼬리를 붙이며 한 번 더 인코딩되기 때문이다.
고치지 않고 보고했다. 이걸 조용히 조정하면 오디오 설계 전체의 기준을 말없이 바꾸는 일이 된다. 한 편에서 맞추자고 전 편의 소리 크기를 흔들 수는 없다.